모든 역사는 계급 투쟁의 역사이다.

 <공산당선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어구이다. 혹은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 마르크스가 예상했던 프롤레타리아의 혁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을지라도, 그의 사상은 여전히 많은 현대인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역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자본주의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도 마르크스의 이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 글을 통해 마르크스가 지적했던 자본주의의 문제들을 직면함으로써, 비록 그 해결 방법이 공산주의 혁명이 아닐지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현대인들이 <공산당선언>을 읽어보는 것은 꽤 괜찮은 선택일 것이다.

 책세상의 <공산당선언>은 1장 공산당선언과 2장 공산주의의 원칙, 3장 <공산당선언>의 중판 및 번역본들의 서문, 그리고 해제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부르주아지가 했던 일들과 공산주의를 특징짓는 것은 무엇이며, 부르주아지가 비판하는 점들을 반박한다. 책세상의 <공산당선언>의 번역은 상당히 아쉬웠는데 그 까닭은 번역이 우리말 같지 않으며, 문장이 길어서 두세번 반복해 읽으면서 주어 서술어를 확인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 문제점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이 1장이었다. 그에 비해 2장은 1장에 비해 단문이며, 대부분 알고 있는 지식이었기에 이해하는 데 어렵지는 않았다. 2장은 문답 형식으로 공산주의란 무엇이고 프롤레타리아트란 무엇인지 정의를 내리고 프롤레타리아트의 생성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해제에서는 마르크스의 생애와 공산당선언의 현대적 의미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공산주의가 혁명 정신과 '유토피아주의'에 대한 신뢰에서 기반한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모더니즘―유토피아를 실현할 수 있는 혁명을 절대화하고, 혁명의 당위성과 인간의 주체의식을 정당화하기 위해 유토피아를 설정할 수밖에 없는―이 붕괴되었을 때, 혁명은 좌절될 수밖에 없었다. '생산 수단의 공유'를 추구하는 공산주의 이념이 모더니즘의 붕괴 이후, 주어진 현실 속에서 '자유로운 연대'의 조건을 모색하는 공산주의 운동, '포스트모던 마르크스'로 변화했다는 사실―정확하게는 새로이 확장시킨― 또한 흥미로웠다. 이전에 들었던 맑시즘의 이해라는 강의의 내용과도 연계지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철학사조에서 다뤄지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기에 더 많은 독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만약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현실적 문제를 은폐하는 수많은 기제 속에서 우리의 인간성을 여전히 훼손하는 문제들을 함축하고 있다면, 우리는 아직 희망과 비판의 방향이 될 수 있는 이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마르크스에 대해 이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지라 이번 <공산당선언>도 다른 인문학 서적에 비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책세상에서는 이 서적을 읽으며 '더 읽어야할 자료들'을 소개시켜주는데 개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것은 <마르크스주의의 위기와 포스트마르크스주의>(이병천 외 엮음, 의암출판문화사, 1992)와 <마르크스 평전>(프랜시스 윈 저, 정영목 옮김, 푸른숲, 2001)이었다. 포스트마르크스주의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으며, 마르크스의 삶이 이러한 그의 철학을 정립하기까지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기에 기회가 된다면 서적을 읽은 후 이에 관한 리뷰도 적어보고 싶다.

 자본은 개인적인 권력이 아니라 사회적인 권력인 것이다.

 부르주아지는 사회의 압도적 다수의 무소유를 필수 조건으로 전제하는 소유를 공산주의자들이 폐지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한 시대에 지배적인 이념은 항상 지배 계급의 이념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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